2019년 회고

30대가 꺽였다.
2019년 마지막 날은 늘 그래왔듯이 가장 평범하게 보냈다.
출근하고 개발하고 퇴근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특별하지 않게 조용히 지나보냈다.

크게 좋은 일도 크게 나쁜일도 없었다. 365일 매일매일이 평범하고 행복했다.
늘 일정한 감정상태를 유지했고 욕심부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긴 여행는 없었다. 연차 대부분이 남아있다.
매주 1번씩 테니스를 쳤다. 크게 실력이 늘지는 않았다. 잘치고 싶은 마음이 크지는 않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편해서 인지 5킬로 정도 늘었다. 근육량이늘 었길 바라지만…. 아닌것 같다.
아이와 아내와 함께 많이 성장하고 행복했다.
하루하루가 정말 신나고 즐겁고 행복했다.

1,2월
이 회사에서는 더이상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입사 8년만에 드디어 똑같은 1년이 반복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회사를 옮길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과가 중요하지 않은 시기라 그런지 특별히 투입되는 프로젝트도 없었다.
남는 시간에 Frontend를 좀 더 깊이 공부해봤다.
그리고 몇가지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봤다.
스포츠관련 앱도 만들어보고 채팅프로그램도 만들어 보고 팀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react vue nodejs aws 등을 기반으로 진행했다.
아쉽게도 제대로 끝까지 릴리즈 해본것은 없다.
단지 뭔가 계속 시도해 보고 싶었다. 일종의 발악이 었을까..
그리고 그냥 가만히 있기 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었다.

3~8월
사내 경영지원 대시보드를 만들어야 하는데 개발자가 없었다.
어쩌면 이 일을 마지막으로 팀에 기여하고 나가자라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vue.js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나름 프론트엔드 개발리딩을 했다. 백엔드는 스프링이었다.
계속 미뤄왔던 atomic design, storybook 도 처음으로 도입해봤다.
실제로 사용되는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즐겁고 가치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있었고, 그로인해 진정한 whole team이 되지 못했다.
너무 많은 개발자가 동시에 투입되서인지.. 코드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시키지 못한 아쉬움이 남은 채 끝났다.

9~12월
작년에 감사한 제안을 많은 지인들께 받았었다. 그래서 좀 더 가치를 인정받는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왔다.
결론 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작지만 하나인 팀에서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소소하게 배우고 그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이었다.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을 것 같은 이 회사에서 새로운 기회가 찾아 왔다. 팀원 몇명과 함께 새 팀을 만들어 옮겼다.
작은 팀, whole team, small realese, full cycle, full stack으로 개발할 수 있는 곳이었다.
회사에서 처음으로 pm, cx, dev가 작지만 한팀으로 이뤄진 곳이었고 기획부터 출시까지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가질수 있는 곳이었다.
어찌보면 결과를 빠르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 부담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팀을 옮기고 4개월 정도가 정신없이 지나온 것 같다.
한 달만에 WebRTC로 Video Conference를 만들었다. 한국과 미국에서 같이 팀원 모두 접속 해보기도 했다.
Canvas api와 socket.io를 통해 동시편집이 가능한 보드도 만들고 있다.
업무용 사이트를 개발 할때 거의 사용해보지 못하던 다양한 web api를 많이 써보고 있는 것 같다.
짧은 기간에 많은 시도를 해본 것같다. 정신없이 달리다보니 경험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귀차니즘에 대한 핑계인 것 같기도 하고..
우리에게 얼마의 시간이 더 주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 보고 싶다.
개발자로서 팀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 주고 싶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팀원 들과 함께 찾아 가는 중이다.
여기에 좀 더 빠르게 속도를 붙여주는 것이 나의 역할 인 것 같다. 코드 품질은 덤이다.

2019년 정리.

일단 푹 쉬어가는 한해였다.
딱히 기억에 남게 읽은 책도 없는 것 같다.
35살이 지나면서 40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기도 했다.
어떤 개발자가 될지, 어떤 사람이 될지 지금은 답이 나오지 않는다.
2018년 부터 이직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었지만, 일단은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기로 했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쪽을 공부하려고 했지만, Frontend 개발을 주로 했던 것 같다.
이제는 Frontend, Backend 모두 일정 수준 이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2020년 에는..

밀려있는 글감으로 블로그를 다시 쓰기 사작해야 겠다.
리액티브 프로그래밍 쪽을 좀 더 공부해 제품 개발에 사용해 볼 생각이다.
영어는.. 해야되는데.. 나가서 살지 않는 이상 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제주도 가서 1년 정도 살면서 remote work 도 해보고 싶기도 하고…
안정적이면서 도전적인 삶을 살고 싶기도 하고…

뭐.. 어찌어찌 또 앞으로 나아가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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